게임 한글화에서 번역 다음으로 큰 논쟁이 되는건 '불법' 문제이다.
아마추어 한글화와 정식 한글화에 관련하여 각각 한가지씩 짚어보도록 하겠다.

1. 퍼블리셔들도 꺼려하는 정식 한글화 (Official Localizing)

게임 한글화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좀더 게임을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어떤 의미로 보자면, 게이머들에게 있어 한글화는 꽤나 필요한 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구매자의 경우 영어나 일본어로 된 게임보다도 한국어로 된 게임을 선호하기에
기업의 입장에서도 한글화를 한다는 것은 판매전략에 있어서도 현명한 선택이다.
하지만 한글화를 한다고 해도, 정작 판매량이 높지 않다면 문제가 된다.


한때 예약까지 받으면서 발매했던 PS2 용 페르소나3
물론 예약 판매량은 다 팔렸다지만, 게임 다운로드 숫자가 더 많았다고...

게임 한글화 이야기 #1에서 간략히 소개한적이 있었지만 
로컬라이징의 비용의 경우 번역 문제 뿐만 아니라, 홍보, 라이센스 비용등을
생각해서, 전체적으로 2000만원~1억 이상의 비용이 든다.
대작 게임들의 경우 판매량이 보장되기 때문에, 이런 한글화 비용은 모두 회수 할 수 있지만
어느정도 게임성이 있는 B급, C급 수준의 게임들의 경우 그렇게 쉬운일이 아니다.

정식 로컬라이징 된 XBOX360용 헤일로 3 발표회의 사진
대작 타이틀인 만큼, 한글화 비용이 어마어마했다.

일반적으로, B급 수준의 게임들의 경우 정식 로컬라이징되고 순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팔려야 하는 최소 갯수는 약 3000~5000여개 (자사 퍼블리싱으로 인한 가격 감소나 자체 한글화 제작등에 따른 추가 비용이  적게 들거나 하는 등의 결과에 따라, 갯수 숫자는 바뀔수 있음에 유의)

하지만 이런 게임들의 경우 대부분 손익 분기점에 못미치는 저조한 판매량을 보인다. 물론 국내의 협소한 게임 시장의 문제도 있겠지만, 불법복제의 영향도 크다.

아타리 시절부터 30여년 이상을 비디오/패키지 게임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유럽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기업 (닌텐도, 소니, 스퀘어 에닉스, 캡콤) 등이 있는 일본과는 달리 잘해봐야 10년정도 밖에 안되는 한국의 비디오 게임 시장은 처참한 수준이다. 안그래도 작은 시장인데, 웹하드의 성황으로 수 많은 게임들이 불법복제 되어 사람들이 구매 하기는 커녕 다운받는데나 급급하니, 판매량이 처참한건 당연한 사실...


하루가 멀다하고 웹하드에 게임 자료가 올라오는데, 
다운 받아 즐기는 사람들이, 정품을 살리가 있냔 말이지...

물론 불법복제의 문제로 인해 판매량이 줄었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불법 복제의 문제가 판매량 저조에 한몫 했다는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실상은 이렇기에, 일부 대작 게임이 아니면 한글화 여부는 불투명해지며
일부 게임의 경우, 아예 한글화 없이 발매 하는 경우도 더러 발생한다.

최근 발매되는 PSP용 몬스터 헌터 포터블 3rd
한일 동시 발매라지만, 그저 메뉴얼 한글화인 일본판 게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게임 한글화는 점점 어려워지고 회사 측에서는 
한글화를 하면 손해라고 판단, 원어판 그대로 발매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는, 원어로 즐겨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일부 마니아층을 제외하고는 찾는 사람이 드물어 질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이 한 게임에 국한된 이야기라면 다행이겠지만
더 큰 문제는, 한글화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 악순환 반복된다는 것이다.


2003년 정식 발매되었던 PS2 판 테일즈 오브 데스트니 2
방대한 RPG의 대사량임에도 불구하고 테리즈 시리즈 최초 한글화 발매되었다.
하지만, 2005년 테일즈 오브 이터니아가 마지막 한글화 된 이래로, 테일즈 오브 어비스
테일즈 오브 심포니아, 테일즈 오브 베스테리아 등의 신작이 나왔지만, 한글화 된 것은 없었다.

이렇듯, 생각 외로 불법 복제의 문제가 한글화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꽤 크다.
이미 인터넷 시장 활성화 됨과 더불어, PC 게임 시장은 아예 사장되어 버렸고
            (블리자드 게임이나, PC/비디오 기종 멀티 게임의 경우는 한글화 되기야 하겠지만
             그 이외의 대부분 PC 게임중 한글화 되는건 거의 0%에 가깝다고 보는게 좋다.)

비디오 게임의 시장의 경우 2000년대 초 SCEK에서 정발한 PS2와 
PSP가 발매된 초기에는 불법 문제가 없었던 만큼 점차 성장하는 듯해 보였으나, 
PSP 커스텀 펌웨어, PS2 복사칩, 하드로더 등의 불법 복제가 나타나면서, 
판매량 감소 및 시장의 축소가 점차적으로 진행이 되게 되었다.

그러던 중 2007년에 이르러서 닌텐도 코리아가 설립되면서
비디오/휴대용 게임 시장을 조금 살리는 듯 했으나
이 마져도 불법복제 앞에서는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의 콘솔 게임계의 한글화 여부를 나타낸 그래프, 말 그대로 처참하다.
닌텐도의 경우 자사의 타이틀 100% 한글화 정책을 내걸었기에 다행이긴하지만
 다른말로 바꾸어 생각해본다면, 한글화가 아니면 게임은 내놓지도 않겠다는 의미도 있다.

닌텐도 코리아에서 발벗고 판매에 나선 Wii나 NDS에서도 
모드칩(Wii), 홈브류(Wii), 닥터(NDS)를 통한 불법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참고로 NDS의 경우 국내에서 불법복제율이 50%를 넘는다고 함)

XBOX360의 경우 핵펌, XEX 하드로더 등의 불법 방법과
그나마 해킹되기 어렵다는 PS3 마저 뚤리게 되고 말았으니
앞으로의 한글화 된 게임은 점점 보기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불법복제가 되지 않았던 만큼 안정적인 시장을 보여주었던 PS3였으나
결국 이와같이 게임 이미지가 퍼지게 되니...뭐 앞으로의 과정은 불보듯 뻔하다.
 ...그냥 써보는 소리지만, 위의 이미지에서 JB는 
아이팟등으로 알려진 '탈옥'의 의미인 Jail Break라고....

마치며: 게임 공식 한글화의 앞날 

한글화는 유저가 절실히 원하는 것이긴 하지만 
회사에게 있어 손해만 발생하는 '짐'에 불과하지 않게 되버리게 된다.
결국 이런 과정이 계속 진행되니, 한글화는 점차 보기 어려워지고
퍼블리셔나 하청 회사에서는 한글화를 꺼리게 된다.


작년에 논란이 많았던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의 비한글화
한국 정식 발매를 맡았던 WBA에서 불법복제 문제와 판매량 저조등의 이유를 들어 
한글화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을때 수 많은 유저들의 분노를 샀었다. 
결국 지금에 와서는, 아마추어 한글화가 되어있긴 하지만... 아쉽긴 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진행이 된다면, 머지 않아 
한국내에서 한글로 된 PC/비디오/휴대용 게임을 보기 어려워 질 것이고 
온라인 게임만 남아있는 발전만 하는 구조가 되버리게 될지도 모르는 될 것이다.


다음편에서 계속

글 쓰면서 참고했던 사이트들

http://www.gametoyou.co.kr/Artyboard/Mboard.asp?Action=view&strBoardID=gametoyou_g1_news&intSeq=44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51&newsid=20100830122801642&p=gamedonga&RIGHT_DIGI=R5 
http://www.gamemeca.com/news/special_view.html?seq=1315&page=1&search_text=&sort_type=&subpage=1&iem=&s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