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극장가서 혹성 탈출: 새로운 진화를 보고 왔습니다. 
(원제: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솔직히... 이런 시리즈 영화는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라서
아무런 기대도 안하고 갔는데... 꽤나 만족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올해의 숨은 블록 버스터급의 영화가 아니었나 싶더군요.


영화 자체는 상당히 괜찮은데...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은 혹성 탈출 시리즈의 메인 프리퀄 영화 입니다.
1968년 개봉된 혹성 탈출 시리즈의 첫 서막을 알려주는 영화로
4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인기있는 영화의 시리즈임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인간)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사람 
어디까지나 '시저'의 이름만 기억해서 그런지 위 두사람의 이름은 떠오르지 않네요.
남자는 제약회사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ALZ-112를 연구했습니다.
이걸 유인원에게 테스트하는데 그 와중에 나온게 시저입니다.

이후 연구소에서 불상사가 발생해서, 모든 유인원이 안락사 당했는데
유일하게 남은 새끼 유인원인 시저를 집으로 데려와 기르게 됩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시저'
알츠하이머 치료제 Cure - ALZ 112로 인해 진화된 영장류입니다.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졌으며 영화의 메인 캐릭터이지요.

모션 인식을 통해 표현한 골격에 CG를 덮은겁니다만...
정말 진짜라고 해도 믿을만한 수준의 퀄리티라 깜짝 놀랬습니다



프리퀄 영화라는 특성상 영화 처음 부터 끝까지 사실 어떻게 보면 뻔할 내용임에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전 그리고 생각치도 않은 방식으로 관람객들을 즐길 거리를 많이 넣어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인간과 같이 높은 지능을 가지게 된 영장류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무섭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 시저가하는 명대사가 나오는 장면입니다.
Ceaser is Home.... (여기가 시저 집이야...) 

내용보다도 시저가 '말'을 했다는 게 더 놀랍긴 하지만 말입니다...



영화 보는 와중에도 참 몰입하게되는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보는 내내 마음에 걸리는게 있었으니...
바로 제목입니다.


혹성탈출 제목이... 왜?


한국어에 대해 조금만 잘 따져보거나 일본어 쪽에 대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 제목인 '혹성탈출'은 엄연히 잘못된 말입니다.

'혹성' 이라는 말이 
일본어를 한글로 번역한 일본어식 잔재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혹성탈출이라 불렸던 기존 원작 영화는 
77년 개봉된 (Escape from the Planet of the Apes)의 제목으로부터 온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사실 이 시절 (1970년대) 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제대로된 
천문학 관련 개념이라던가 이런 부분이 미흡했습니다.
서울대에 천문학과가 정식으로 개설된게 1975년인가 그랬으니, 
아마 명칭이나 고유명사에 대한 지침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일본에서 먼저 개봉한 Escape from the Planet of the Apes의 제목을  惑星脫出
로 붙였고, 그 제목을 한국어식으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혹성탈출'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지금 와서는 국내 천문학쪽도 많은 틀이 잡혔기에
이런 명칭 부분에 대해서 정확히 바로 잡을 수 있지만
그때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던 여건 같습니다. 
천문학의 기초조차 제대로 안 잡혀였을때니까 말이죠.


아무튼 혹성(惑星, Planet)은 일본어식 번역 표현으로 잘못된 말입니다.
올바른 말은 행성(行星, Planet)이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 참고: http://ko.wiktionary.org/wiki/%ED%98%B9%EC%84%B1 

따라서 제목을 제대로 짓자면 '행성탈출'이겠군요.
물론 그것보다도, 원숭이 행성 - 진화의 시작 이게 더 어울렸을것 같지만 말입니다...


영화보다도 아쉬웠던 제목



영화 자체는 참 괜찮은데 제목이 왜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 이었을까요... 
지금이 쌍팔년도도 아니고... 왜 혹성탈출로 지었나... 사뭇 의아하더군요.
 
제목 짓는 사람들이 '혹성'이라는걸 일본어의 잔재라는 걸 알고 그런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기존 영화의 기억을 다시 불러오고자 일부로 그런 것일까요? 

다가 영화 제목이 원래는 '원숭이 행성'이고 3번째 영화 작품 
(Escape from the Planet of the Apes)이 '혹성 탈출' 인걸 알기나 하는걸까요... 

* 혹성 탈출 시리즈라는건 잘못된 겁니다.
원래 원숭이 행성(혹성) 시리즈가 더 어울리겠네요

뭐 아무튼... 좀 아쉬운 부분이 없잖아 있긴합니다만..
그래도 영화 자체는 참 잘 보고 온것 같습니다.

올해 마땅이 만족스러웠던 영화가 없으셨다면 이 영화를 조심스레 추천해봅니다.
2011년 영화중에 그나마 가장 나은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