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 6. 11. 13:32 |
바빠서 하는 시간은 많지 않지만, 국내 게임 시장과 콘솔 게임에 관심이 많고
그중에서도 취향이 닌텐도 기종이라 관련된 글을 많이 남기는 편입니다.
하지만 살펴보면, 유독 국내 게임에 관한 이야기는 언급하는 게 별로 없습니다.
즐기는 게임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발매되지 않거나 정발 되더라도
따로 한글 자막이 필요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해외가 더 빠르게 발매하기에
국내에서 구매하기보다는 북미에서 직접 공수해오는 편이 많습니다.
이런 것 하나만 봐도 사실 국내 시장을 간단히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캐주얼이 아닌 게이머 입장에서 보면 정말 한국이라는 곳은
'황무지'에 가까운 곳입니다. 정말 척박한 곳 그 자체거든요.
(이유는 글을 쭉 읽어보면 알 겁니다.)
그러다가 오늘 있었던 파이어 앰블램 IF의 발매 확정을 보고
평소 생각하던게 떠올라 문득 글을 적어봅니다.
기쁜 소식에, 조금 무거운 주제로 다루는게 씁쓸하긴 합니다만
사실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 참고하시면 되곘습니다.
한국 닌텐도의 등장
06년 국내에 한국 지사를 설립해서, 닌텐도 DS를 필두로 하여
닌텐도 Wii, 닌텐도 3DS 등을 자국화한 한국 닌텐도는,
한 때는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자리잡고
있었을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기도 했었습니다.
CF와 대중적인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친근히 다가와서,
게임에 대한 인식을 확 바꾸어놓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런 좋았던 인식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불법복제 문제와,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의 특수성과
한계성으로 인해, 결국 그 후광은 결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소니의 플스 양질의 정발 시장이 무너진것도
결국 불법복제 때문이었죠...
닌텐도 DS는 기기 판매량이 상당히 높았으나,
불법 복제 문제로 인해 소프트 판매량이 떨어졌고
마찬가지로 Wii의 경우에도 이런 문제로 시장의 침체를
겪어, 서드파티는 거의 전멸하다 시피 했었죠.
12년 부터는 3DS를 판매하여 거의 주력하다시피 했었지만,
대부분 국내에서 팔릴만한 타이틀 위주로만
판매하여,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약한
타이틀과 정발 되지 않는 게임들이 너~무 많은지라,
캐주얼이 아닌, 정말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정식발매 3DS를 구매해봐야 쓸일이 없다! 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회사'라는게 결국 '이윤'의 추구이기에,
소비자의 니즈와 시장을 둘다 잡기 어렵다는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안그래도 척박한 국내 게임 시장에, 계속해서
수익만 남기는 아동용, 마케팅용 게임들만 발매하는 건
게임을 정말 진득하고 제대로 즐기려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쉬울 수밖에 없 었습니다.
그나마 작년에는 나름 고분 분투를 하여, 진여신전쟁이라던가
신 세계수의 미궁등 다양한 서드 개발사와 협약을 맺어
상당히 도전적으로 정식 발매 및 판매를 시도하는 걸 보면서,
나름 시장의 분위기를 깨볼려고 노력하는 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여전히 시장성이 있는 부분에만
타이틀을 발매하는 것으로만 보여 아쉬운 마음만 들었지요.
하지만, 올해에는 섬란 카구라2나 프로젝트 미라이 등,
좀 더 자극적이고 게임 매니아를 위한 타이틀도
발매하는 걸 보며, 설마? 혹시나? 싶었는데...
오늘 아침 서프라이즈 한 소식이 충격을 주네요.
한국 닌텐도, 파이어 앰블램 및 브레이블리 세컨드, 태고의 달인 한글화 발매 발표
http://nintendo.co.kr/PR/press_list.php?cPage1=1&cPage2=1&idx=206
한국 닌텐도 6월 11일자 공식 Press Release 정보
근래에 들어가 간~간히 해주긴 했지만 한글화와 1% 도 무관해보였던
SQUARE ENIX 사의 타이틀 '브레이블리 세컨드'와
정말 국내 게이머들이 수~없이 바라던 세컨드 파티의 게임
'파이어 앰블램' 시리즈의 한글화 정식 발매가 확정 발표 되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한국 닌텐도의 서프라이즈 Press Release의 소식은
1줄로 표현해서 정말 충격적이다... 라고 간단히 표현해봅니다.
정말 일까? 내가 잘못보거나 꿈을 꾼게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게임 웹사이트 댓글로 달리는 걸 보면... 아마도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군요.
물론 찬양부터 시작해서 한국 닌텐도 일한다! 등의
의견이 달리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던 게임을
발매해주었으니 고마운 일이다... 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만
현 상황을 곰곰히 따져보면 오히려 더 걱정스럽고
두려운 부분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됩니다.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의 한계
국내 콘솔 게임시장은 매우 척박합니다.
옛날에는 애당초 시장이라는 게 없었고,
보따리 상으로만 있던 그런 존재였죠.
2000년대 초, 소니의 PS2 정식 발매를 기점으로
콘솔 게임 시장이라는 게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게임'이라는 컨텐츠로만 봐도
상당한 매력을 지닌 시장임에는 분명합니다만,
아쉽게도 '콘솔 게임'의 경우 매우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항상 언급하는 '불법 복제' 문제와 국내의 '게임에 대한 인식'
등 여러 문제로 인해 그 시장의 한계점을 지니고 있지요.
시장의 논리는 원래 수요와 공급으로 유지됩니다.
게임을 찾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것을 공급하는
게임 제작사/배급사가 있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시장의 내용을 곰곰히 따져보면
한국 내에서는 '돈을 주고 게임을 찾는 고객'이
결코 많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결국 제작사/배급사 입장에서는 이익을 취하여야 하기에,
'양질'의 게임보다는 손익 분기점을 넘는 그런 게임들
위주로만 발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한국 시장의 문제점을 이를 여실히 보여주게 된게 한국 닌텐도입니다.
분명 초창기에는 정말 상당수의 다양한 방면의 게임들을 발매했으나,
어느 순간 부터 한국 닌텐도의 수익 구조가 흑자에서 적자 구조로 전환되었죠.
(제 기억이 맞다면, 아마 2013년에는 200억인가 순손실 적자가 나기도했던 것 같군요.)
아마 그때쯤 부터가 아닌가 합니다.
'양질의 게임'보다도 판매량이 나오는 게임들 위주로 발매하게 된게...
판매량 높은 게임들이 뭐 나쁜 건 아닙니다. 개중에는 양질의 게임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량이 높다는 게임 대부분은 특정 계층을 노린 게임들
(특히 아동들...) 이 많았기에, 콘솔 게임 시장이 점차 침체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아무리 좋은 자본으로 투자를 해도 시장의 특성상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이기에
정말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구조라고 판단 되어 나름 이해가 됩니다.
회사가 '이윤'을 창출해야지, 게이머를 위한다고 해서
돈도 안되는 양질의 게임만을 내줄수는 없는 거니까요.
다만, 문제점보다도 단순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면,
제대로 된 게임을 안내주는 회사에 불가했다는 것과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소비자가 아닌 사람들보다
훨신 많았기에, 불만들이 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에서 보면...
'양질의 (시장성이 좀 떨어지는) 게임들'이 발매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도박이고 모험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판매량 위주의 타이틀 발매를 유지하던 한국 닌텐도가
이런 분위기에 흐름을 탔는지, 작년부터 조금 과격한 시도를 해왔습니다.
서드파티와 직접적으로 협약을 맺고 한글화해서 발매를 한 것이죠.
서프라이즈, 충격, 그리고 걱정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국 닌텐도의 한국어 정식 발매 게임들의 발표는 상당히 서프라이즈 합니다.
파이어 앰블램 시리즈나, 브레이블리 디폴트 시리즈 같은 게임들은 솔직히...
국내 판매량을 점칠 수 없는 그런 매우 불안정한 타이틀들입니다.
한 3~5만장 정도만 판매되어도 나름 성공 아닐까... 하는 생각마져 들죠.
이번 일은 분명, 게이머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한국 닌텐도가 발벗고 나서서 게이머를 위한 게임들을 내주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게임 시장 환경을 생각해 그 이면 구조까지 보면, 결코 웃을 만한 일은 아닙니다.
어쩌면 지금 한국 닌텐도가 하는 게, 단순히 게이머를 배려차원에서 낸게 아닌
일종의 도박이자 모험으로 불확실한 타이틀을 발매하려는 시도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봐야할 때라는 겁니다. 지금 그런 타이틀이라도 발매 안하면 이익을
낼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도래해서 그런 건 아닐까 말이지요.
뭐.. 좋은 소식에 무거운 분위기를 띄우긴 했습니다만,
이번 소식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분명 많은 충격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게임 시장의 흐름의 변화도 유심히 확인해야할 것 같구요.
길던 짧던 분명 이런 분위기로 나온다면 결과는 둘 중 하나가 나올 겁니다.
게임 시장의 축소, 또는 확대...
분명 걱정스럽긴 하지만...
저는 축소보다도 확대 쪽에 조금이라도 희망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게임을 좋아하고, 한국 게임 시장을 생각하는 게이머로서 말이죠...
이만 이정도로 글을 마무리 지어봅니다.
좀 두서 없이 무거운 글로 적었지만...
이번 소식에 대한 제 진짜 마음은...
'파엠 한글화!'라니...
갓닌코, 한닌느님 ㅠㅠ
사...사.. 사라.... 아니 좋아합니다!!